본문 바로가기
words/talked

<목숨> 신동집

by AKHWEE 2011. 2. 13.
목숨은 때묻었다. 
절반은 흙이 된 빛깔 
황폐한 얼굴엔 표정이 없다. 

나는 무한히 살고 싶더라. 
너랑 살아 보고 싶더라. 
살아서 죽음보다 그리운 것이 되고 싶더라. 

억만 광년의 현암을 거쳐 
나의 목숨 안에 와 닿는 
한 개의 별빛. 

우리는 아직도 포연의 추억 속에서 
없어진 이름들을 부르고 있다. 
따뜻이 체온에 젖어든 이름들. 

살은 자는 죽은 자를 증언하라 
죽은 자는 살은 자를 고발하라 
목숨의 조건은 고독하다. 

바라보면 멀리도 왔다마는 
나의 뒤 저편으로 
어쩌면 신명나게 바람은 불고 있다. 

어느 하많은 시공이 지나 
모양 없이 지워질 숨자리에 
나의 백조는 살아서 돌아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