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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america(not completed)

2012.04.09(월)

by AKHWEE 2013. 5. 21.

 어제 윤상이가 돌아왔고, 오늘은 함께 브루클린에 가기로 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윌리엄스버그가 좋다길래 그곳을 목표로 한 번 걸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차이나 타운을 지나 좀 더 내려가면 브루클린 브릿지를 볼 수 있는데, 걸어서 건널 수 있는 유일한 교각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브루클린 브릿지를 걸어서 건너고 있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은 모두다 인증샷을 찍고 있었는데, 그것은 적어도 그들 모두가 관광객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강바람이 아주 강하게 불어서 시원했습니다. 다리를 건넌 후 길을 잘못 들어서 브루클린 다운타운에서 한참동안이나 윌리엄스버그를 찾아다녔었습니다. 다운타운의 바로 근처에 있는 줄 알았었는데, 그보다 좀 더 많이 걸어서 올라갔어야 했었습니다. 말하자면 맨하탄으로부터해서 U자로 크게 한바퀴 돌았던 것입니다. 다운타운에는 브루클린답게 흑인도 많이 있었고, 고층건물이 적어서 간만에 여유롭고 평화롭기도 했었습니다. 걷다보니 프랏이라는 미술대학이 나왔고 그걸 지나 윌리엄스버그로 갔습니다. 유태인들이 사는 마을을 가로질러 갔어야 했는데, 유태인들 스타일의 복장을 하고 벽이나 포스터엔 히브리어가 쓰여 있었습니다. 저녁 8시쯤이되어서야 윌리엄스버그에 도착해서 기대했던 빈티지샵들이나 카페들은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해가 지고 깜깜해져서 지하철을 타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하철은 해저로 가로질러 왔기 때문에 윌리엄스버그에서 숙소까지 15분정도 걸렸습니다. 참고로 낮에 숙소에서 윌리엄스버그 까지 걸어 가는데엔 5시간 반 정도가 걸렸었습니다. (다운타운에서 좀 해매긴 했지만.)

미국 사회는 계층 간의 이동이 한국보단 훨씬 개방적이긴 하지만, 어느정도 수준 이상의 계층으로 올라가게 되면 올라갈수록 보수적인 성향을 띈다고 합니다. 학연-지연은 물론 인종 등 여러 조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 계층을 구분해버린다고 합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도 안보게 되어서, 자신의 생활에 더욱 만족을 하고 그 나름의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그 절대적인 특권을 누리는 고위층의 사람들이 가진 것들을 재분배하는 사회적인 마인드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뉴욕, 특히 맨하튼은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입니다. 아랫집, 옆집 사람들, 심지어 룸메이트도 언제 바뀔지 알 수 없습니다. 자주 바뀐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며 대화의 상대를 항상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저녁마다 펍에는 사람이 왜이리 많은 것일까 생각해 보며 얻은 결론입니다. 또 하나는 개를 많이 키우는 이유도 이와 같지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멘하튼을 구성하는 거의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직장을 잡기 위해 이주한 사람들이고, 바짝 돈을 번 후 고향으로 가서 별장을 짓고 낚시를 하는 꿈을 꾸며 일을 합니다. 맨하튼에서 깊은 경험을 위해 뿌리를 내려 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이곳에 와서 무엇을 '경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이 도시는 이방인의 눈으로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도시의 진짜 모습은 아무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것이 이곳의 진짜 모습일지도 모르겠구요. 이는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다음에도 여행을 할 기회가 온다면 동남아로 떠나보고 싶은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