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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czezh, turkey

2011.01.09(일)

by AKHWEE 2011. 3. 17.

































6시에 일어나 열기구를 타러 갔습니다. 열기구는 바람을 체우는 데 40분이나 걸립니다. 20명 정도 타고 1시간 24분 비행하며 경치를 보았습니다. 카파도키아에는 한국사람이 많이 옵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기독교 신자들의 성지순례일 것 같습니다.
기구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인상적이었지만 더 재밌는 것은 옆에 떠있는 기구들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구름을 뚫고 서서히 등장하는 것이나 위 아래로 왔다갔다 떠다니는 기구들을 보고 있으니 어릴 때 분당집에 있었던 벽화가 생각납니다. 지금은 새로운 주인이 들어와 도배를 새로 해버렸다고 합니다. 어릴 때의 기억엔 그것은 아주 넓은 거실에 있던 거대한 그림이었습니다. 벽지를 뜯고 균열이나 구멍을 지점토로 막은 후 스케치를 하고 페인트로 채색까지 했던 그때의 상황들이 생각납니다. 나는 어렸었고 엄마,아빠,삼촌은 젊었었습니다. 지금 나는 젊고 엄마,아빠,삼촌은 늙어가고 있습니다. 그 벽화처럼 말입니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노을을 보러 로즈벨리에 갔지만 보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여행 이래로 가장 맑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햇쌀좋은 날이 그립습니다. 따뜻한 햇빛보다 소중한 것이 그리많지 않다는 사실은 언제나 놀랍고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소중한 것들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알고 지키는 것은 그 만큼이나 더 힘든 일일 것입니다. 중요한 문제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때론 포기함으로써 지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겁쟁이들이 하는 말처럼 잃는다는 것은 너무나 무서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친절합니다. 어쩌면 과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친절들이 부담스럽지않고 기분좋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그것이 진실하기 떄문일 것입니다. 이곳의 사람들과 고양이, 짐승들, 돌맹이 하나하나 모두 그리울 것같습니다. 오늘은 하늘에 오래 있었으니 내일은 나가서 흙을 좀 밟아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