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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czezh, turkey

2011.01.17(월)

by AKHWEE 2011. 3. 17.













 아침에 이스탄불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조금씩 흩뿌리듯이 내리고 있었지만 이미 12시간 남짓한 버스여행의 피로 때문에 그것을 신경쓸 겨를도 없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숙소로 가는 방법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출근시간과 겹쳐 현지인들과 몸을 부대며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이스탄불은 여태껏 거쳐온 곳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큰 도시입니다. 우리의 숙소는 관광명소가 밀집해있는 술탄아흐메트 지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숙소의 근처에는 그 유명한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가 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한숨자고 일어나 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왔습니다. 길을 헤매며 걷다보니 나무로 지은 쓰러질 것만 같은 집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러한 관광지에 생각보다 가난한 이들이 많이 살고 있어 놀라웠습니다.
내일부턴 본격적으로 이 도시를 만날 생각입니다. 여행의 나머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낼 계획입니다. 여긴 셀추크보단 다소 춥지만 서울이나 프라하보단 단연 따뜻합니다. 바다를 끼고 있어서 밤이되면 모스크주변을 갈매기가 날아다니기도 합니다. 사실 바다를 끼고 있다는 것은 숙소의 테라스 카페에 올라간 후에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호텔들은 옥상에 테라스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바다를 보고 싶어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곳의 바다는 해엽이라 강과 그 모습이 닮아서 건너편이 훤히 내다보입니다. 배도 많이 지나다닙니다.
여느 터키지역과 같이 하루 5번 기도를 알리는 방송이 나옵니다. 셀추크에서 만났던 이맘의 말에 의하면 이 방송은 녹음된 테이프가 아니라 매 시간마다 직접 이맘들이 코란을 낭송하는 소리라고 합니다. 그는 방송 시간표도 보여줬었는데 매일 그 시간이 다르기도 합니다. 이스탄불은 인구가 많은 많큼 모스크도 많고, 따라서 같은 시간에 울려퍼지는 코란의 낭송소리도 저마다 개성이 있습니다.
7시가 되면 호텔의 리셉션을 보고 있는 직원이 교체됩니다. 야간에 일을 하는 이들은 쿵푸를 좋아합니다,  함께 숙소 밖에서 발차기를 하며 놀았습니다. 시간이 늦어지자 우리와 같은 방을 쓰는 친구들도 돌아왔습니다. 이슬람의 음식문화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특히 빵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빵은 매우 중요한 상징적인 음식이기 때문에, 절대로 버려지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먹어 치워야 합니다. 대문밖에 걸어두어 집시들이 가져가게 하거나, 미트볼로 만들어 먹거나 어떤 방법을 써서든 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고양이나 개들이 사람을 잘 따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느라 밤 12시가 되서야 방에 들어왔습니다. 새로운 친구가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