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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czezh, turkey

2011.02.09(수)

by AKHWEE 2011. 3. 18.





































아침에 또 늦을까봐 택시를 타고 예니카프에 도착해 브루사로 출발했습니다. 여객선의 좌석은 매우 불편했습니다. 브루사는 관광지로서는 작은 도시이지만 현지인들에게는 큰 도시입니다. 관광객의 발이 많이 닿지 않아서인지 영어를 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힘들고, 우리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도 재미있었습니다.
이스켄데르 케밥이라는 음식이 있는데 브루사가 바로 그 케밥의 원조입니다. 이곳에서는 원조를 제외한 다른 식당에선 메뉴판에 이스켄데르라는 메뉴를 쓰지못합니다. 대신 브루사케밥이라는 말로 대신하긴 합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이스탄불엔 블루모스크가 있다면 여기엔 그린모스크가 있습니다. 내부가 보수중이어서 느끼기엔 힘들었지만 어떤 카페트 수리공을 만나 그분이 그린모스크는 종교적 기능에 더불에 행정적 기능도 갖고 있다는 둥, 카페트에 있는 문양의 의미는 어떠하다는 둥, 지진에 대비해 어떤 장치를 했는지 등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습니다. 그러고선 자신의 스튜디오에 우릴 대려가 터키의 전통적인 가옥구조를 설명해주고 자신의 작품들을 보여줬습니다. 터키 사람들은 집을 사면 가구를 사기 전에 카펫을 먼저 산다고 합니다. 겨울엔 카펫을 깔아 열이 나가지 않게 하고 여름엔 킬림을 깔아 시원하게 한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기념품을 파는 사람으로 변해서 친구는 세라믹을 사고 말았습니다.
다른 터키의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브루사는 여유가 있고 평화로운 도시입니다. 외국인들을 신기해하며 반깁니다. 
항구로 돌아와 이스탄불로 돌아갈 페리보트를 기다리며 문득 여행이 끝나감을 실감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의 끝에 서서 여생을 뒤돌아 볼 때도 이런 느낌이 들진 않을까 싶습니다. 모든 손길과 눈길과 발자국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실감하며 가슴 한켠에선 아쉬운 마음이 문득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보는 풍경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 공기도 다신 마실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이 대화가 여기서 끝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일회성이라는 비극적인 아우라는 갖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예술이 그러하고, 인연이 그러하고, 여행도 그러하며, 우리의 삶도 그러할 것입니다. 
다시 반복해 말하지만, 결국은 아름다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