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그러니까 분당에 살았을 때, 처음 분당으로 이사를 왔을 때 거실의 한 쪽 벽에 있던 도배를 다 뜯고 구멍을 지점토로 체운다음 삼촌과 삼촌의 대학 친구들이 와서 벽화를 그려줬었다. 웰콤이라고 쓰인 열기구들이 떠다니는 하늘의 모습이었는데, 그때의 엄마와 아빠, 삼촌은 젊었고 나는 아주 어려서 쇼파에 앉아 짜장면을 먹으며 그림을 구경하였다. 그렇게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 그 벽화는 새 벽지 뒤로 묻혀버렸을테고 지금의 엄마와 아빠, 삼촌은 늙어가고 있지만, 나는 젊어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었다.
옛날 생각나서 앨범을 뒤적뒤적하다가 발견한 사진. 정면으로 얼굴이 보이는 바닥에 앉은 애가 친동생 광현이, 난 왼쪽 위에 흰 옷을 입은 애..친구들과 집에서 라면을 그리고 있다
외삼촌 개인전에 가서 찍은 사진인듯, 교통사고가 나기 전이고 요요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초3 정도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