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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czezh, turkey

2011.01.07(금)

by AKHWEE 2011. 3. 17.








































카파도키아에서의 첫째 날입니다. 카부신이라는 성터를 지나 로즈벨리와 레드벨리를 갈 생각이었지만, 카부신에서 나오다가 길을 잃어 어느 산에 올라갔다 왔습니다.
카부신은 공도묘지와 많은 교회터가 있고 카파도키아의 상징같은 기암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희귀한 자연물에 인간들은 굴을 파고 그 속에서 생활을 합니다. 현재 우리가 머무는 숙소도 굴을 파서 만든 건물입니다. 
하루에 총 5번 기도시간을 알리는 음악이 나옵니다. 실재로 기도를 하는 사람을 아직은 만나지 못했지만, 길에 다니는 개들이 노래를 따라 부립니다. 이곳에는 개와 고양이가 많이 있습니다. 주인이 따로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인간을 경계하지 않고 호기심을 갖지도 않습니다. 마치 우리가 개와 고양이를 보듯이 그들도 우리를 봅니다. 카부신의 성터를 따라 올라가다 한 고양이를 '만났'습니다. 이 고양이와 함께 성터를 오르고 걷다가 헤어졌습니다.
나오는 길에 새로운 길로 가보자하며 이상한 계곡을 따라갔다가 이상한 곳에 도착해버렸습니다. 고도가 높진 않았지만 지형이 너무 가파라서 쉽게 내려오지 못하고 다시 왔던 길로 내려와야만 했습니다. 이 동네는 돌산 밖에 있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매번 볼 때마다 나의 시점이 바뀌기 때문에 이들이 주는 인상도 매번 새롭습니다. 그리고 넓은 범위에 걸쳐 아기자기한 자연물들이 있어 (능선,계곡,봉우리 등) 미니어쳐 세상에 들어온 기분이 들기도 하고, 내가 커진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땅 곳곳에 굴이 있습니다. 아마 쥐나 뱀이 만든 굴 같습니다. 구멍을 피해 땅을 밟아보니 눈과 비에 젖어 땅이 말랑말랑했습니다. 마치 굴들은 숨구멍 같았고 땅은 숨을 쉬고 있는 것만 같앗습니다. 푹신푹신한 땅은 질퍽질퍽한 땅과는 전혀 다른 생기발랄한 인상을 줍니다. 신발이 많이 망가졌지만 그래도 꿋꿋이 땅을 보며 걸어왔습니다. 흙을 밟고 싶었고 풀을 밟고 싶었습니다. 
인간은 자연을 이용하는 동시에 적응해버리기도 합니다. 이곳의 수많은 돌들에 사람이 들어가 살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햇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