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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czezh, turkey

2011.01.08(토)

by AKHWEE 2011. 3. 17.






























카파도키아는 프라하와는 달리 거대한 지역이여서 하루종일 걸어도 다 돌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밤에 해가 지면 가로등도 없어서 일찍 돌아와야 합니다. 그래서 숙소보다 멀리 가려면 투어에 합류해야만 합니다. 숙소 주인인 '아포'의 말을 빌리자면 "You must joint the tour"입니다. 그래서 투어에 들어 지하도시와 일라라계곡을 가보았습니다.
어제의 혹독한 탐험으로 신발이 젖어서 손빨래를 해두고 신발을 새로 살 작정에 슬리퍼를 신고 나갔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신발을 파는 곳은 없었고 어느 기념 가게의 주인이 자신이 신다가 버린 것을 주었습니다. 밑창이 좀 셌지만 슬리퍼보단 따뜻했고 그 터키인의 마음은 더 따뜻했습니다.
지하도시는 40m의 깊이로 이루어져 있고 상당히 복잡한 구조에 좁기까지 합니다. 적들로부터 도망치긴 쉬웠을 것이나 생활이 많이 불편했을 것 같았습니다. 지하도시는 터키에 100개가 넘게 있고 우리가 간 곳은 그 중 가장 유명한 두 곳중 하나라고 합니다. 고혈압이나 심장병, 천식등의 질병이 있는 이들은 출입을 삼가야 한다는 경고문이 있습니다. 굴이 좁기 때문에 비만이 심한 사람들도 들어가면 안될 것 같습니다. 괜히 숨이 막히고 조명이 어두운 곳에선 긴장이 되는 것이 과연 어떻게 살았는지 상상하기가 힘듭니다. 실재로는 아직 이곳 사람들이 어떻게 용변을 해결했는지 등에 대한 확실한 대답이 없고 학자들이 주장하는 3가지의 가설이 있다고 합니다.
일라라 계곡은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깊은 계곡입니다. 대략 7km정도의 길이인 이곳을 좌우의 높은 절벽이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 절벽에도 많은 구멍이 있습니다. 계곡 밑에는 커다란 바위들이 있는데 아마 절벽이 무너지면서 굴러온 바위같습니다. 바위의 크기나 갯수를 봤을 때 절벽이 무너지는 장면은 빌딩이 쓰러지는 것보다 무시무시했을 것입니다. 계곡의 구멍에는 로마의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온 교회들이 있습니다. 수많은 교회와 프레스코 벽화를 볼 수 있습니다. 프레스코는 그 수준이 교회마다 상이하지만 이토록 살기 힘든 곳까지 이동해 신앙을 지킬 정도로 그들에게 종교란 소중했따는 것에 쉽게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크리스찬으로서 부끄러운 순간이었습니다. 한편, 재밌는 것은 프레스코에 터키의 원시신앙의 문양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눈알모양의 문양은 질투를 막고 복을 주는 부적과 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터키의 어느 곳에 가든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눈알이라고 하지만 신체의 일부라기보단 귀여운 공예품같은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아나톨리아라는 터키의 중앙지역에는 너무나도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습니다. 이런 환경의 이유에서인지 이곳은 수많은 가치들이 과거부터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폭력적인 분쟁들은 한국의 대치상태만큼이나 부끄러운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함께'라는 것을 강조(혹은 강요)하면서도 우리는 너무도 쉽게 자기만을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을 자각할 때 우리는 연대의 힘을 더욱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를 위한 남보다, 남을 위한 나보다, 우릴 위한 우리가 좋은 것 같습니다. 혼자서는 너무나 공허하고 심하면 절망에 빠지기도 합니다. 우리일 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