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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written

익명성

by AKHWEE 2015. 3. 24.

시스템이라는 것은 익명성을 전제한다. 개개인이 익명을 띤 시스템의 부분으로 환원이 되어야 시스템이 성립하게 된다. 시스템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하나의 '레이어'이다. 우리가 사회를 구성하고 그것을 유지하게 해주는 하나의 수단이다. 하지만 그 레이어를 유일한 것으로 오해할 때, 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난 사람들은 자살을 하거나 히키코모리 같은 것들이 된다. 시스템의 일부가 되지 못한 이들은 소외감을 느낀다.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할 정도로 익명의 시스템은 비대해져 있다. 거기에 문제를 느낀 사람들도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삶을 2차원적으로 보기 때문에 다른 레이어를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다른 레이어, 개개인이 익명의 부분이 아니라 그 스스로로서 존재할 수 있는 곳, 은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런 부분을 발견해나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예술가라고 부를 것이다.

예술의 공적 가치라는 것도 거기에서 찾을 수 있다. 공공미술 같은 곳에 그것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예술이 공공성을 띈다는 것과 공적인 가치를 지닌다는 것은 그렇게 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