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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czezh, turkey

2011.01.14(금)

by AKHWEE 2011. 3. 17.

















파묵칼레라는 곳을 다녀왔습니다. 석회암이 장관을 이루는 아주 멋진 곳입니다.
눈밭은 프라하에서 질리게 보고 왔지만 서고히암이 이뤄낸 하얀 땅은 눈밭과는 달리 차갑지 않았습니다. 부드러워 보였고 맨날로 걷기에도 그러했습니다. 햇빛이 아주 좋아서 반팔을 입고 돌아다닐 정도였습니다. 여느 터키의 곳들과 마찬가지로 한적한 곳이었습니다. 이스탄불은 아주 번잡하다는데 이러한 평화에 익숙해진 나는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새가 노래하는 소리를 들으며 고원의 평지에 펼쳐진 도시 유적을 걸었습니다. 당시의 이곳은 오늘날의 도시처럼 사람냄새로 북적거렸을 것입니다. 지금은 새소리와 바람과 햇빛만이 그 자리를 예전 모습 그대로 지켜오고 있었습니다. 바닥엔 신전이나 건물에 쓰였던 것으로 추측되는 돌들이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었습니다. 온천수에 젖은 발을 햇볕에 말리니 발이 뽀송뽀송해졌습니다.
차를 타면 셀추크에서 파묵칼레까지는 3시간 반정도 걸립니다. 한국에선 서울과 광주 정도의 거리입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이 거리가 여기에 온 이후로는 하루만에 다녀올 수 있는 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비행기로 14시간 걸려 프라하에 왔고, 버스로 12시간 걸려 프라하에서 프랑크프루트에 갔으며, 버스로 7시간을 달려 카파도키아에서 셀추크로 왔습니다. 3시간은 더이상 먼 거리가 아닙니다. 넓은 땅에 사는 사람들이 여유로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차를 타고 돌아오다가 포장마차를 만났습니다. 트럭에 천막을 달아서 불을 밝히고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 한국에서 봤던 그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지구 반대편에도 사람은 똑같이 살고 있습니다. 셀추크의 아이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복을 입고 다니고 외국인을 보면 매우 신기해합니다. 다름을 밝혀내는 것은 재미있습니다만, 그 다름을 통해 같음으로 통하는 길을 발견하는 것은 '쾌'를 유발합니다. 마음 속에선 촛불이 밝아지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