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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czezh, turkey

2011.01.15(토)

by AKHWEE 2011. 3. 17.


































셀추크는 토요일마다 장이 열립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규모가 컸습니다. 기념품가게만 보다가 현지인들을 위한 생필품 장터를 보니 이 작은 시골에서도 커다란 활기가 느껴졌습니다. 현지인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그 활기를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말하길 셀추크의 인구는 25만 정도라고 하는데 오늘에서야 그것이 실감날 정도였습니다. 북적거리는 장터를 보니 한국의 시골은 어떠한지 궁금해졌습니다. 어떤 차이가 한국의 시골과 터키의 시골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아마 기회의 유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국의 시골은 그곳을 떠나야만 이른바 '성공'을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햇빛이 여전히 따뜻합니다. 담벼락에 생긴 나뭇잎으 ㅣ그림자를 보면 햇빛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부드러운 손으로 담을 만지는 것만 같습니다. 내 뺨위로도 그 손길이 지나갑니다.
매일 가는 피데(터키식 피자)집이 있습니다. 싸고 맛이 좋아서 우리끼리 단골로 만들어 다닙니다. 햇빛도 잘 드는 곳에 위치하고 잇습니다. 이 가게에서 일하는 소년이 있는데 아마 사장님의 아들로 보입니다. 아마 이 소년이 나이를 먹으면 이 가게를 물려받을 것 같습니다. 가업으로써 이곳의 피데가 전승되는 것입니다. 전통의 보전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를 잃는다는(잊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기도 합니다. 이 소년의 선한 얼굴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언젠가 다시 셀추크를 찾았을 때 이 피데집에 이 소년이 그대로 있어줬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지나친 욕심입니다.
길을 걷다가 큰 개를 만났습니다. 목에 줄이 묶여서 다행이었습니다. 
한국으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1년에 한번씩 근처 해변에서 낙타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운좋게도 이번주 일요일(내일)이 바로 그 날입니다. 이 때문에 이곳의 일정도 늘어났습니다. 그 축제를 준비하느라 어제밤부터 피리를 불고 북을치고 사람들이 밤새도록 축제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 마을에서 가장 큰 축제라고 합니다. 마을에 커다란 활기가 있다는 점은 따뜻한 일이지만 숙소에 난방이 좋지않아 약간 추운 것은 불만입니다. 셀추크의 거의 모든 건물들은 태양열로 난방을 합니다. 
매일 길에서 만나는 여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의 순수한 얼굴은 우리를 기분좋게 만듭니다. 이곳에서의 따뜻했던 햇빛과 함께했던 경험들은 이전 여행지와는 또다른 좋은 추억이 될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