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여전히 따뜻합니다. 담벼락에 생긴 나뭇잎으 ㅣ그림자를 보면 햇빛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부드러운 손으로 담을 만지는 것만 같습니다. 내 뺨위로도 그 손길이 지나갑니다.
매일 가는 피데(터키식 피자)집이 있습니다. 싸고 맛이 좋아서 우리끼리 단골로 만들어 다닙니다. 햇빛도 잘 드는 곳에 위치하고 잇습니다. 이 가게에서 일하는 소년이 있는데 아마 사장님의 아들로 보입니다. 아마 이 소년이 나이를 먹으면 이 가게를 물려받을 것 같습니다. 가업으로써 이곳의 피데가 전승되는 것입니다. 전통의 보전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를 잃는다는(잊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기도 합니다. 이 소년의 선한 얼굴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언젠가 다시 셀추크를 찾았을 때 이 피데집에 이 소년이 그대로 있어줬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지나친 욕심입니다.
길을 걷다가 큰 개를 만났습니다. 목에 줄이 묶여서 다행이었습니다.
한국으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1년에 한번씩 근처 해변에서 낙타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운좋게도 이번주 일요일(내일)이 바로 그 날입니다. 이 때문에 이곳의 일정도 늘어났습니다. 그 축제를 준비하느라 어제밤부터 피리를 불고 북을치고 사람들이 밤새도록 축제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 마을에서 가장 큰 축제라고 합니다. 마을에 커다란 활기가 있다는 점은 따뜻한 일이지만 숙소에 난방이 좋지않아 약간 추운 것은 불만입니다. 셀추크의 거의 모든 건물들은 태양열로 난방을 합니다.
매일 길에서 만나는 여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의 순수한 얼굴은 우리를 기분좋게 만듭니다. 이곳에서의 따뜻했던 햇빛과 함께했던 경험들은 이전 여행지와는 또다른 좋은 추억이 될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