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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czezh, turkey

2011.01.16(일)

by AKHWEE 2011. 3. 17.


















선생님들과 낙타축제를 다녀왓습니다. 낙타를 언젠가 실제로 본 적이 있었겠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키가 상당히 크고 다가가기가 사실 무서울 정도로 성질이 있기도 합니다. 화려하게 치장을하고 침을 흘리며 축제가 진행되는 낙타씨름 경기장 근처로 모이는 낙타들이 보입니다. 다들 먼 길을 걸어온 듯 합니다. 낙타씨름을 보고 낙타고기로 된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낙타고기는 조금 느끼하고 향이 강합니다. 여기저기 고기굽는 연기로 경기장은 뿌옇게 흐려졌고 눈이 매울정도였습니다. 낙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침을 많이 흘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습니다. 축제장 한편에선 낙타들이 침을 흘리며 씨름을 하고 있고, 다른 한켠에선 낙타고기를 먹고 있었으며, 다른 한편에선 사람들이 낙타와 사진을 찍고 놀고 있었습니다. 낙타고기가 별로 내 취향에 맞지 않았던 것은 단지 향이 강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이 지나치게 활발한 번잡하고 괴로운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나와 종이 다른 다른 동물들과 신체를 맞대고 교감을 하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만, 낙타와의 교감은 몹시 불편했습니다. 그들을 위로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돌아와 다시 피데집을 찾았습니다. TV에서 귀네슈감독이 나왔습니다. 현재 터키의 어느 팀에서 감독을 하고 있는 것같았습니다. 피데집 사장님이 귀네슈를 아는척했고 함께 즐거워했습니다. 그 사장님은 현재 귀네슈가 있는 축구클럽에서 젊었을 시절에 선수로 뛰었었습니다. 마지막 식사를 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숙소에 돌아와 짐을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숙소 주인인 제프와 작별의 순간을 맞이하였습니다. 이스탄불이 지겨워지면 들리라고 하며 매우 사위워했습니다. 그땐 자신의 가족과 함께 식사도 하자고 했습니다. 다시 한번 민박집 주인은 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친구'를 떠나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제프는 우리를 한국말로 '친구'라고 부릅니다) 그래도 제프를 위로할 수 잇다면 그건 우리가 셀추크에서 만난 우리의 숙소 주인이라는 것일 것입니다. 그의 호텔엔 수많은 투숙객이 머물다가며 제프는 우릴 잊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셀추크에서의 생활을 떠올리며 제프의 춤과 '친구'라는 목소리를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와 그의 부인의 첫 아이가 건강하길 빌며 숙소에서 나왔습니다.
버스터미널에서 항상 우리를 반기던 남자는 다니엘이 아니라 마이클이었습니다. 이름이 중요합니까? 그게 누구든 그게 그였다는 것이 중요한 것같습니다. 하지만 그는 퇴근한 후여서 그와 작별인사를 하지 못하고 이스탄불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