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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czezh, turkey

2011.01.19(수)

by AKHWEE 2011. 3. 17.

































오늘도 숙소의 친구들과 함께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토프카피라는 왕궁을 다녀왔습니다. 역시 날씨가 좋았습니다. 그러나 햇빛은 따뜻했지만큼 기온도 높진 않았기 때문에 약간은 쌀쌀하기도 했습니다. 이곳 역사에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없지만 이곳의 왕궁을 통해 당시의 화려했던 과거를 만나는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공항에서 하는 것처럼 엑스레이로 소지품을 검사하고 왕궁과 하렘을 입장하려하면 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곳에 대한 터키인들의 자부심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그 규모와 내부의 화려함은 볼만 했습니다. 그것들에서 동양 미술의 형식적인 측면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중국적인 감수성이 많이 감지되었습니다. 하렘은 생각보다 별 것이 없었지만 왕궁 안에 있는 박물관들을 돌면서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물관의 물건들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어릴 적에 나는 디아블로2라는 게임을 미친듯이 했습니다. 엄마가 가게를 하셨을 때 가게를 닫고 새벽이 되면 엄마는 물건을 하러 나가셨었는데 그 사이에 깨어나서 게임을 하곤 했었습니다. 낮에는 사람이 몰려서 게임이 잘 안되고 밤은 서버가 비교적 한산해서 게임이 잘 되었습니다. 또한 고수들은 새벽시간에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저마다의 방식으로 과거와 만납니다. 그 과거가 까마득한 멋 옛날이나 내가 살지 못했더라도 말입니다. 진열되어 있는 무기나 장신구들을 보면서 그것을 착용했을 때 게임처럼 새로운 능력이 생겨날 것만 같았습니다. 보석이 박힌 칼을 휘둘를 때 적들은 약해졌을 것입니다. 왠지 그 칼의 시대에선 마법이나 전설이 현실처럼 일어났었을 것만 같습니다.
여기서 만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케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모두가 고등어케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가격도 쌌고 맛도 있었습니다.
숙소 사람들과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물담배도 접해봤는데 그렇게 강하지도 않고 재미있었습니다. 제임스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노래를 정말 잘 합니다. 우리가 숙소에서 방을 옮기자 그는 "날 배신했어, 내 심장이 아파"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재미교포 친구가 있어서 그런지 한국인에 대한 벽이 더 없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제임스가 살을 조금만 빼서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빨리 망가질 것 같았습니다. 제임스는 노래방을 좋아하는데 한국의 노래방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흥미를 보였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사람들과 언어와 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새벽2시에 가까워서야 잠을 잤습니다. 동양의 것들은 우리가 말하면서도 우리가 평소에 알지 못했던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체코에서 살이 많이 빠졌었는데 여기서 다시 찌는 기분입니다. 굳이 살을 다시 찌울 필요는 없으니 먹는 것을 잘 조절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