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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czezh, turkey

2011.01.24(월)

by AKHWEE 2011. 3. 17.















또다시 늦게 일어나 빈둥거리다가 저녁때가 되서야 슬슬 밖으로 나가는 악순환이 시작됬습니다. 늦게 일어나 겨우 아침을 먹고 빈둥거리다 시간이 되어 빨래를 찾아오고 음악을 들으며 저녁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숙소의 여자애들이 돌아오고 리셉션에서 소개해줬던 식당에가 생선을 먹고 탁심의 한 클럽에 가서 춤을추고 놀다가 새벽이 늦어서야 숙소에 돌아왔습니다. 이탈리아 친구들을 배웅하고 다시 자려고 누워서 시계를 보니 그때 시각이 새벽 6시였습니다.
리셉션에서 소개해줬던 식당에서 우리 일행은 바가지를 썼습니다. 하지만 우리 한국인말고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손해본다는 사실을 아예 알지도 못했고, 알아도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겟다는 자세를 이해하긴 힘듭니다.
식당에서 스페인친구들과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스페인에서는 노후의 연금의 문제로 정년이 2년정도 미뤄졌다고 합니다. 스페인의 경제력은 한국보다 좋지도 않지만 한국과는 너무나도 다른 태도로 복지를 바라봅니다. 쉽게 말해 그들은 연금은 당연히 잘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금을 줄 세금이 부족하기에 정부에선 정년을 늘려 더 많은 세금을 걷을 목적입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정년도 점점 짧아지고, 툭하면 복지예산이 다른 국가사업으로 몰리기 때문에 연금도 충분히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후를 걱정하고 정년이 점점 짧아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것은 시민들의 정부 신뢰 문제와도 연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낸 세금이 결국 자신을 향해 돌아온다는 믿음이 있을 때 우리의 삶은 좀 더 여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류의 대안은 인류 밖에 없습니다. 사람을 향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문화는 방향성을 잃고 표류해버릴 것입니다.
외국인 투숙객들은 우리와 함께 새벽 늦게까지 놀고 겨우겨우 숙소에 돌아가지만 아침엔 부지런하게 일어나 관광을 합니다. 나도 체력이 나쁘진 않은데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처럼 여유있게 일정을 잡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수 많은 서구인들도 대부분의 동양인들이 그러하듯이 관광명소만 들렀다 가기도 합니다. 조금의 차이가 있다면 동양관광객들은 주로 투어 그룹을 만들어서 모여서 다니고 서양애들은 각자 알아서 다닌다는 점 정도일 것입니다. 하지만 여행의 시작은 모든 관광명소를 둘러본 후 라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본 다음 더 많은 것을 볼 때 그 장소와 나만의 긴밀한 이야기가 생기고 여행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이라 믿기 떄문입니다.
새벽 6시에 이탈리아 애들에게 그림선물을하고 작별의 포옹을 했습니다. 이탈리아 애들과 함께 썻던 6인용 방에 한국인 남자 3명만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볕이 잘 들지 않는 반지하 공간입니다. 발디딜 곳 없이 짐이 어질러져 있었던 어제가 그립기도 합니다. 포옹은 우리가 아무리 두꺼운 옷을 입고있다 하더라도 그 체온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따뜻하고 신비로운 제스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