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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czezh, turkey

2011.01.25(화)

by AKHWEE 2011. 3. 17.
(찍은 사진 없음)

이탈리아 애들은 배웅하느라 늦게잠들어 아침도 거른체 낮 2시가 되서야 일어났습니다. 요즘 너무 나태하게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파키스탄에서 온 친구가 둘 있는데 이들은 아침 7시부터 일어나 빈둥거리다가 저녁을 맥도날드에서 먹고 옵니다. 우리보다 더 나태합니다. 그리곤 숙소의 여자애들을 사랑한다고 자꾸 연애상담을 해달라고 합니다. 별로 해줄 말이 없어서 할 말이 없다 그랬더니 나한텐 더 이상 말을 걸지 않고 내 친구에게 말을 겁니다.
또다른 친구들도 오늘이 마지막 일정이라고 합니다. 미국과 프랑스에서 온 두 명의 여자애들인데 그 중 미국애는 채식을 합니다. 어릴 때부터 육식을 할 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채식을 하게되었다고 합니다. 요즘 한국에선 구제역으로 온 나라가 난리를 겪고 있습니다. 1초에 한마리씩 24시간동안 묻는다면 보름을 꼬박 세도 모자랄 만큼의 돼지들이 산체로 땅에 묻히고 있습니다. 살처분이라는 말 그대로 '처분'당하고 있습니다. 트위터에서 한 지식인은 역병이 돌면 우리도 처분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돼지는 되고 인간은 안될 이유는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이 책임을 떠넘기고 묻고 싶다면 거울을 보라던 <v for vendetta>의 대사가 떠오릅니다.
돌아가는 친구들과 작별의 포옹을 했습니다. 길 거리에서 하는 프리허그가 이해되었습니다. 단지 예쁜 사람들을 어떻게 한 번 안아보려는 음흉한 욕망에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포옹을 자주하면 할 수록 위로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린이들은 말을 하지 않아도, 말이 통하지않아도 쉽게 마음을 열고 친해집니다. 포옹은 그 시절의 순수했던 소통의 가능성들을 상기시켜 줍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체온을 나누는지 의문입니다.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