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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czezh, turkey

2011.01.27(목)

by AKHWEE 2011. 3. 17.




















미국인 친구들을 보내고 점점 더 외로워졌습니다. 다시 아는 사람하나 없는 이방인으로 돌아와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이스탄불 대학에 들러보았습니다. 정문에 비해 시설이나 분위기가 썩 좋진 않았습니다. 3시 이후로는 관광객을 받지 않고 입구에서 학생증을 확인합니다. 우린 어찌저찌하여 운 좋게도 3시 이후에 들어가게 되어 관광객이 없는 이스탄불 대학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구내 식당에서 밥을 먹어보고 싶었지만 너무 일찍 닫아서 먹진 못했습니다. 학교 근처에 싼 식당이 많이 있는 것은 한국의 대학가와 매우 비슷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난하지만 그것은 불행이 아닌 것같습니다. 저도 큰 빚을 내어 이 여행을 다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한국에선 등록금문제와 더불어 무상급식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등록금문제는 해마다 이야기되지만 개선의 여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엄연히 국가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가지고 '공짜 밥'이라고 우기는 것부터 문제가 있는 것같습니다. 외국에서 절실히 느끼는 것은 정말 한국 학생들은 불쌍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도 학생이었고 나도 불쌍했을텐데 그것을 모르고 자랐던 나는 상당히 복받은 학생이었던 것같습니다. 외국에 나올 기회가 없었더라면 그것을 알아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범종의 안에선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 나는 평생을 나고 자라온 범종의 밖에서 그 슬픈 소리를 듣고 있는 것입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의 이야기가 요즘들어 자주 눈에 띕니다.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그가 대통령이 되어 브라질을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이끌었다는 것은 정말 기적같은 이야기입니다. 사회 문제는 말그대로 사회의 문제입니다. 그 책임을 개인에게 지운다면 사회는 제 할 일을 안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스스로의 문제를 인정하고 책임지는 것으로부터 우리의 의식은 성숙해질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만드는 것은 바로 사회적 강자일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가 불평등 해소의 역사라면 우리는 새로운, 그러면서도 만성적이었던, 불평등에 대하여 다른 시선을 보내야만 합니다. 모두가 행복할 순 없지만 적어도 모두가 행복하게되길 소망할 줄은 알아야 합니다.
어제는 아야소피아, 오늘은 블루모스크를 방문했습니다. 겉에서 보기에도 푸르러서 그런 별명이 붙은 줄 알았는데 그 안에 들어가서야 왜 블루모스크라 불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건물을 지탱하는 거대한 4개의 기둥은 전설 속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코끼리의 다리와 닮아 있습니다. 그 4개의 기둥은 긴 시간동안 이곳의 역사를 지탱해오고 있었습니다. 블루모스크는 여전히 파랗고 사람들도 여전히 이곳에서 알라에게 기도를 올립니다.
오랜만에 맥도날드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여기는 한국과 달리 케찹을 달라하면 마요네즈도 함께 줍니다. 맥도날드의 맛은 세계 어디든지 똑같다고 하는데 제 경험상 그렇진 않은 것같습니다. 원료의 산지가 달라서인지 기분이 달라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인도는 쇠고기를 먹지않아서 아예 메뉴가 다르다고도 합니다.
오랜만에 식사를 하자마자 숙소로와서 휴식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며칠간의 강행군으로 감기기운이 있어 자꾸 기침이 납니다. 여기서 아프면 정말 억울할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