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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24

2011.02.02(수) 2월이 되니 숙소가 제법 한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비수기의 절정을 맞이하여 숙소는 부분적으로 리모델링을 시작했습니다. 감기는 호전되는 듯하지만 약이 다 떨어져서 안심이 되질 않습니다. 인터넷이 안되는 동안 가져왓던 신영복 선생님의 을 보았습니다. 비행기에서 보려 했는데 오늘 다 봐버리고 말았습니다. 세상엔 평생 담아내지 못할 양의 지식이 있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은 그런 지식들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인 것같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중심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아는 것들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것들로 나는 사람을 향하고 싶습니다. 인간이 사람을 향할 때 인류는 새로운 역사로 진보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가슴으로 울고 웃고 싶.. 2011. 3. 17.
2011.02.01(화) (찍은 사진 없음) 기침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도미토리를 함께 쓰는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습니다. 잠이 안와 어제는 밤에 를 봤습니다. 한국에 있었을 때부터 보고싶었던 것인데 같이 볼 사람이 없어 두고두고 있다가 결국 혼자 보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 집에 이 비디오로 있었습니다. 거의 매일 보고 또보고 했는데, 한국어 더빙이었기 때문에 OST들도 한국어로 알고 있었고 거의 외워서 부르기도 했었습니다. 내 인생 최고의 3D애니메이션을 꼽으라면 슈렉과 더불어 토이스토리3를 꼽을 수 있습니다. 주인이 없을 때 장난감들은 뭘하고 놀까?하는 단순하면서도 기막힌 역발상이 만들어낸 걸작이라고 매니아로서 평가해봅니다. 사실 인형이나 장난감의 기원도 분명 생명이 있다고 보는 주술적인 형태로 시작되었을 .. 2011. 3. 17.
2011.01.31(월) 새로 사귄 호주인과 미국인 친구들과 이집션바자르에 갔다가 류스템자미를 들렸습니다. 류스템 자미는 타일장식이 아름다운 곳으로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었습니다. 바자 중심에 있어서 1층엔 상점으로 쓰이고 2층을 자미로 쓰는 위치가 다소 특이한 곳입니다. 화장실에서나 볼 수 있는 타일들이 이곳에선 자미의 외벽과 실내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습니다. 복잡한 바자를 걷다가 이곳에 들려 기분을 잠시 가라앉힐 수도 있었고, 정수기가 있어 공짜로 물을 마실 수도 있는 곳입니다. 아마 시장을 돌다가 예배를 하러 온 신자나 관광객을 위한 배려같습니다. 시장을 돌다보면 정말 목이 마릅니다. 운이 좋게도 무료로 나눠주는 코란을 선물받아왔습니다. 서울 밤하늘엔 빨간 십자가가 수놓이듯이 이곳엔 수많은 자미의 첨탑들이 하늘을 찌르고 있.. 2011. 3. 17.
2011.01.30(일) 남산 공익 형들이 서울로 돌아갔습니다. 다시 혼자가 된 우리는 테오도시우스 성벽을 다녀왔습니다. 수백년동안 난공불락으로 유명한 성이었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이 성 너머의 땅을 원했지만 얻지 못했었다는 뜻입니다. 이 성이 무적이어야 할 이유는 따로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지금의 이 성벽에는 쓰레기장처럼 쓰레기가 많이 버려져 있어 발디딜 틈도 없을 뿐이었습니다. 이스탄불의 중심지로부턴 꽤 멀리 있는 이곳의 성벽엔 듬성듬성 풀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인위적인 것들은 언제나 반反자연적입니다. 인위의 손골이 그친 곳은 다시 자연이 치유의 손길을 뻗습니다. 이말은 즉 인위란 자연에게 독이 된다는 뜻인데, 사실 우리는 도시라는 거대한 인위적 체제가 생명의 생명성을 얼마나 위협하는지 매일 목격하고 있습니다. 하지.. 2011.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