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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s/from czezh, turkey53

2011.02.03(목) 목요일은 이스탄불 현대미술관이 무료입니다. 몸상태가 썩 호전되진 않았지만 귀국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고 날씨도 좋아서 외출을 과감히 감행했습니다. 미술관의 규모는 거의 부산에서 비엔날레를 했던 전시장과 비슷했고, 나란히 있는 같은 모양의 건물에선 '인체의 신비'가 전시중이었습니다. 중학생때 봤던 기억이 있는데 이곳에서 그것을 다시 보니 반가웠습니다. 미술관은 겉으로 보기에도 규모가 컸고 그 안의 내용물들도 알차게 꾸려져 있었습니다. 어쩌면 터키에 온 이래로 계속 풍경이나 일상적인 시각 환경에만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미술품들이 반가워서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마치 쌀밥만 먹다가 치킨과 콜라를 마시는 기분이었습니다. 2층으로 통하는 출입구를 들어가면 시작부터 스케일이 큰 브루스나우먼의 작업과 닮.. 2011. 3. 17.
2011.02.02(수) 2월이 되니 숙소가 제법 한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비수기의 절정을 맞이하여 숙소는 부분적으로 리모델링을 시작했습니다. 감기는 호전되는 듯하지만 약이 다 떨어져서 안심이 되질 않습니다. 인터넷이 안되는 동안 가져왓던 신영복 선생님의 을 보았습니다. 비행기에서 보려 했는데 오늘 다 봐버리고 말았습니다. 세상엔 평생 담아내지 못할 양의 지식이 있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은 그런 지식들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인 것같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중심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아는 것들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것들로 나는 사람을 향하고 싶습니다. 인간이 사람을 향할 때 인류는 새로운 역사로 진보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가슴으로 울고 웃고 싶.. 2011. 3. 17.
2011.02.01(화) (찍은 사진 없음) 기침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도미토리를 함께 쓰는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습니다. 잠이 안와 어제는 밤에 를 봤습니다. 한국에 있었을 때부터 보고싶었던 것인데 같이 볼 사람이 없어 두고두고 있다가 결국 혼자 보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 집에 이 비디오로 있었습니다. 거의 매일 보고 또보고 했는데, 한국어 더빙이었기 때문에 OST들도 한국어로 알고 있었고 거의 외워서 부르기도 했었습니다. 내 인생 최고의 3D애니메이션을 꼽으라면 슈렉과 더불어 토이스토리3를 꼽을 수 있습니다. 주인이 없을 때 장난감들은 뭘하고 놀까?하는 단순하면서도 기막힌 역발상이 만들어낸 걸작이라고 매니아로서 평가해봅니다. 사실 인형이나 장난감의 기원도 분명 생명이 있다고 보는 주술적인 형태로 시작되었을 .. 2011. 3. 17.
2011.01.31(월) 새로 사귄 호주인과 미국인 친구들과 이집션바자르에 갔다가 류스템자미를 들렸습니다. 류스템 자미는 타일장식이 아름다운 곳으로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었습니다. 바자 중심에 있어서 1층엔 상점으로 쓰이고 2층을 자미로 쓰는 위치가 다소 특이한 곳입니다. 화장실에서나 볼 수 있는 타일들이 이곳에선 자미의 외벽과 실내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습니다. 복잡한 바자를 걷다가 이곳에 들려 기분을 잠시 가라앉힐 수도 있었고, 정수기가 있어 공짜로 물을 마실 수도 있는 곳입니다. 아마 시장을 돌다가 예배를 하러 온 신자나 관광객을 위한 배려같습니다. 시장을 돌다보면 정말 목이 마릅니다. 운이 좋게도 무료로 나눠주는 코란을 선물받아왔습니다. 서울 밤하늘엔 빨간 십자가가 수놓이듯이 이곳엔 수많은 자미의 첨탑들이 하늘을 찌르고 있.. 2011.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