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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길을 묻다 - 세계 지성과의 대화](8)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경향신문, 2014,04,2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www&artid=201404212102455&code=210100 ㆍ“정의롭지 못한 지도자들보다 개인 각성이 위기 극복 동력” ㆍ“예술가, 물질 덩어리가 되어버린 세계의 늘 깨어있는 전사”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쓰는 단어 가운데 ‘재난사회’란 것이 있다. 이는 ‘너무 늦은’ 상태를 말한다. ‘위험사회’는 조종간만 잘 작동하면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재난사회는 몰락의 공포가 구성원을 사로잡는 경우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위험사회’ 속에 살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이 기획을 통해 짚어 온 우리 문명의 상태와 가까운 미래에 대한 진단이 그러했다. 그런데 세월호 침몰을 바라보며 우리 .. 2014. 4. 29.
무기력함들을 위한 변명-을 위한 상상 1. 작년 봄 작년 봄 필자는 한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학교로 찾아갔다. 그날 그 선생님은 필자를 만나기 전 오전 동안 학생들을 상대로 어떤 심사를 하시고 온 상태였다. 필자를 만나자 마자 심사를 하며 느꼈던 아쉬웠던 두 가지의 경우 정도를 말씀하셨다. 하나는 작품 그 자체의 논리가 너무 빈약한 경우였고, 또 하나는 반대로 문자 그대로 너무 '논리적'인 작품인 경우였다. 전자의 경우엔 1)작업하며 부딪히는 모순적인 지점들을 습관적인 방법·태도로 수습함으로써 그 문제를 우회해 2)그 모순이 해결되지 않고 찝찝한 상태로 남아 3)'쾌'한 감정을 유발하지 못하는 경우를 뜻한다. 이때 크리틱을 하게 되면 '그냥'이라는 대답만 나오고 어떤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심지어 서로 기분만 상할 수도 있다. 한.. 2014. 4. 26.
백석 <남신의주유동박씨봉방>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질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위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 밖에 나가지도 않고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 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새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 2014. 4. 25.
2014년 4월 20일 장애인 이동권 쟁취 투쟁 "두 사람이 든 마이크 사이에서, 표를 사고 탈 수 없는 문턱이, 표를 팔아도 태울 수 없는 무능력이 드러나는 거겠지요. 누군가를 장애인으로 만드는 건 저 문턱이고 무능력이겠지요." (이진경) ----------------------- 권력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나 경제적-정치적 역량을 기를 수 있었던 저항-결사의 공간은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 감시의 기술이 발달할수록 저항의 공간은 해체된다. 콜트 기타 공장에 있던 예술가들과 노동자들의 공간은 용역에 의해 파괴되었고, 세월호의 실종자의 가족들이 모여있는 체육관 속에도 사복 경찰이 섞여 있다. 언젠가부터 전통이 된 광장을 점유하는 집회, 역시 또다른 전통적인 방식에 의해 저지당한다. 물론 고발, 고소, 밥줄 끊기 등의 방법도 하나의 전통으로 자라고 있다. .. 2014.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