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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talked58

박노자 <하얀 가면의 제국> 中 옛날에 메모해 놓은 것들인데 페이지는 적어놓지 않았었네요. 순서도 뒤죽박죽임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일이다. 사보다 공이 앞서야 한다는 공산당 선전원의 지루한 강연을 듣던 한 젊은 병사는 갑자기 그 자리에서 '사생활도 없는 이 세상에서 나는 죽어서라도 공동묘지가 아닌 개인묘지에 묻히고 싶다'고 말한다. 사상이 불온한 그 젊은 동무에게 사람들은 설득을 해보지만 군사재판소는 그에게 사형을 내려 총살해버리고 만다. 그런데 총살을 집행한 뒤 그 시체를 어떻게 묻어야 하는지 격론이 벌어졌다. '배반죄'로 총살당한 놈의 주검을 영웅적으로 전사한 동무들의 유해와 함께 공동묘지에 묻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개인묘지를 만들면 그가 원했던 대로가 아닌가? 결국 그의 시체는 상부에 전달되었고 거기에서 어떻게 처리됐는지 우.. 2014. 6. 24.
한겨레 칼럼- [왜냐면] 이 땅에 진정한 아카데미즘은 있기나 한 것인가(김덕영) 한겨레 원문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43673.html (2014.6.24) 종교 개혁가 루터는 얼마나 썼을까? 이론과 실천의 관계에 대해 강의할 때 내가 으레 던지는 질문이다. 이 문제는 오랜 동안 사회과학을 공부한 사람에게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린 시절부터 모든 것에 확실한 정답이 있다고 배우는 한국인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나 독자들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 만들어낸 몇 가지 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거의 예외 없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루터는 실천적 개혁가이지 이론적 사색가가 아닐진대 쓴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쓴다는 것은 오히려 실천에 방해가 되지 않느냐는 식.. 2014. 6. 24.
오늘날의 지방자치주의 마거릿 콘, , pp. 230-4. '지방자치주의'는 파시즘 이전 시기에서 시작되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재등장한 지방정부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이론적으로 정교화된 개념이다. 그것은 교육과 치안, 구직, 문화, 서비스를 비롯하여 시민들에게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쟁점들과 관련된 일상생활의 정치이다. 지방자치주의는 공동체에 대한 정치적 접근법이다. 이는 정치적 균열이 귀속 지위나 전통적인 위계 관계가 아니라 상충하는 이해관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뜻한다. 지방자치주의는 국가와 시민사회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노동회의소 같은 결사들에 참여함으로써 시민이 통치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그럼에도 기성의 여러 제도 자체가 배타적이고(이거나) 엘리트주의적이라면, 단순히 이해관계를 대표한다고 해서 민주주의적인 것이라.. 2014. 6. 20.
강용권 최순호, , 민음사, 2004, pp. 139-42사진도 많이 있다. =============================================낡은 자전거 앞자리에 사진기, 녹음기와 테이프, 노트를 담은 가방만을 달랑 싣고, 우리 민족의 희미한 항일 흔적을 찾아 만주 벌판을 달리는 이가 있다. 강용권(당시 54세) 씨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역사 여행을 14년간 계속하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갔던 민간 역사학자이다. 그를 만난 것은 1999년 3.1절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연변 자치주 연길시의 허름한 공장 뒤편의 창고 2층에 자리 잡은 강용권 씨 집에서 그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방안은 조선족 마을들을 다니면서 기록한 수많은 답사 노트들과 수 백 개의 녹음테이프가 발 디딜 틈도 없이 가득하게 쌓여.. 2014.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