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ords/talked58

[문명, 그 길을 묻다 - 세계 지성과의 대화](8)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경향신문, 2014,04,2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www&artid=201404212102455&code=210100 ㆍ“정의롭지 못한 지도자들보다 개인 각성이 위기 극복 동력” ㆍ“예술가, 물질 덩어리가 되어버린 세계의 늘 깨어있는 전사”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쓰는 단어 가운데 ‘재난사회’란 것이 있다. 이는 ‘너무 늦은’ 상태를 말한다. ‘위험사회’는 조종간만 잘 작동하면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재난사회는 몰락의 공포가 구성원을 사로잡는 경우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위험사회’ 속에 살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이 기획을 통해 짚어 온 우리 문명의 상태와 가까운 미래에 대한 진단이 그러했다. 그런데 세월호 침몰을 바라보며 우리 .. 2014. 4. 29.
백석 <남신의주유동박씨봉방>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질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위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 밖에 나가지도 않고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 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새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 2014. 4. 25.
한동대, 기독교인의 대학인가? 포항시민의 대학인가? http://blog.daum.net/staff21/12855777 한동대, 기독교인의 대학인가? 포항시민의 대학인가?한동대 설립 과정과 사건 전개 과정을 중심으로 ‘역사’를 통한 ‘상황’ 보기 한동대 사건을 이해하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95년 개교 이후 김영길 총장이 6년 동안 무려 76번이나 법정에 출두해야 했을 만큼 복잡하다. 이번 법정구속은 이런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진실을 파악할 수 있게된다. 현재 언론과 인터넷 게시판에는 상황을 파악할 만한 객관적인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인 정보가 난무하고 있으며, 각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상황을 이끌기 위한 편협한 내용의 글과 집단 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결국 ‘시대’ 즉, ‘상황’을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과정’ 즉, ‘역사’를 .. 2014. 4. 3.
임현정 <가슴을 바꾸다> 한복저고리를 늘리러 간 길젖이 불어서 안 잠긴다는 말에점원이 웃는다. 요즘 사람들 젖이란 말 안 써요. 뽀얀 젖비린내를 빠는아기의 조그만 입술과한 세상이 잠든고요한 한낮과아랫목 같은 더운 포옹이그 말랑말랑한 말 속에 담겨 있는데 촌스럽다며줄자로 재어준 가슴이라는 말브래지어 안에 꽁꽁 숨은 그 말한바탕 빨리고 나서 쭉 쭈그러든 젖통을주워담은 적이 없는 그 말 그 말로 바꿔달란다. 저고리를 늘리러 갔다젖 대신 가슴으로 바꿔 달다. 2014. 3. 28.